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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 온 배를 불태우는 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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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11일 금요일

타고 온 배를 불태우는 바이킹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6.11)

바이킹은 배를 해안에 정박시키고 난 뒤,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무차별 공격을 퍼붓듯이 육지를 향해 매서운 기세로 돌진한다.
그들은 전광석화와 같이 해안을 가로질러 도시를 점령하고 언덕 꼭대기에 있는 요새를 포위한다.

그런 다음 해안가에 있는 자신들의 배가 선장의 명령에 의해 불타고 있는 것을 내려다 본다.
왜 자신들의 배를 불태웠을까?

바이킹은 영원히 그 땅에서 살기 위해 배에다 불을 질렀다.
사태가 악화되더라도 돌아갈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 바이킹은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고 앞으로 전진한다.


데이비드 티렌의 '빌 게이츠 따라잡지' 중에서 (FKI미디어, 50p)







빌 게이츠가 연차회의나 분기별 전략회의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운명을 겁시다."

그는 윈도를 출시했을 때 "여러분, 윈도에 회사의 운명을 겁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인터넷쪽에 집중을 시작했을 때는 "우리는 현재 인터넷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습니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배수진'을 친 사람과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도망갈 방법을 마련해 놓은 사람.
그들의 모습은 다릅니다.
눈빛도 다르고, 태도도 다릅니다.

그리고 그 '다름'은 그 전쟁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일을 배수의 진을 치며 심각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기업이고 개인이고, 배수진을 쳐야하는 '결정적인 순간'들이 몇번은 찾아옵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해안가에 '쪽배'를 하나 남겨놓습니다.
그리고 전쟁을 하며 그 쪽배를 힐끔힐끔 쳐다봅니다.
전쟁에서 밀리면 저 쪽배를 타고 달아나야겠다는 궁리가 자꾸 머리속에 맴돕니다.

그가 쪽배 한척을 마련해 놓는 그 순간, 그 전쟁의 승패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히 이 땅에서 살겠다"는 각오로, 타고 온 배를 불태워버리고 필사적으로 전쟁에 임하는 바이킹.

나는 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에, 그 바이킹 처럼 배수진을 치고 배를 불태우며 전쟁에 임하고 있는지... 되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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