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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호를 횡단한 아름다운 장애인 소녀 애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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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17일 목요일

이리호를 횡단한 아름다운 장애인 소녀 애슐리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4.6.17)

애슐리 코웬이란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수영을 해서 12마일이나 되는 이리호(미국 동부에 있는 5대호의 하나)를 횡단하는 최초의 청소년이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마침내 결전의 날이 왔다. 애슐리는 수영을 하고, 그녀의 코치는 카누를 타고 호수를 건너기로 되어 있었다.
애슐리는 코치에게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을 물 속에서 꺼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겁쟁이의 비상구를 선택할 수 없도록 배수의 진을 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애슐리의 마음을 이해한 코치는 절대 물 속에서 그녀를 꺼내주지 않기로 약속했다.

애슐리는 힘차게 수영을 했다. 하지만 목표 지점을 반 마일 앞두고부터 공포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원래 밤수영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검은 물빛, 해초, 물고기도 너무 겁이 났다.

애슐리는 울면서 자신을 꺼내달라고 코치에게 사정했다.
하지만 코치는 애슐리와의 약속을 지켜야 했다. 코치는 꺼내달라는 애슐리의 애원을 외면한 채 앞으로 나아가도록 계속 격려했다.

코치는 애슐리에게 절대 물 속에서 꺼내주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애슐리는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짜내 앞으로 나아갔다.
드디어 목표지점. 14시간 20분 만에 애슐리는 수영을 해 이리호를 횡단한 것이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은 결과였다.


잰 프레이저 등의 '네 안의 여왕을 잠깨워라' 중에서 (조선일보사, 108p)







애슐리 코웬이라는 열다섯살 소녀.
12마일이나 되는 이리호를 수영으로 건넌 최연소 기록 보유자가 된 그 어린 소녀는 놀랍게도 장애인이었습니다.

생후 15개월 무렵 뇌수막염에 걸려 사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던 것입니다.
애슐리는 팔꿈치 아래로 잘린 팔과, 무릎 아래로 잘린 다리로 장장 14시간 20분 동안 20킬로미터나 되는 이리호를 수영해 횡단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목표를 이루어낸 것이었지요.

제가 더 놀란 것은 수영이 끝난 후 애슐리가 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어린 소녀는 "왜 그 목표가 그렇게도 중요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라도 그 당시 옆에 있었다면 그렇게 물어보았을 것 같습니다.
자유롭지도 못한 몸으로 정상인들도 힘든 그런 일을 뭐하러 했는지, 측은한 마음이 들었을 겁니다.

그 소녀는 그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목표를 내가 스스로 이루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릴 다른 것들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얼마나 멋진, 아름다운 생각입니까.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겠다고 결심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겁쟁이의 비상구'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곤 힘들어지면, "사실 이건 그리 중요한 것도 아니잖아...안하면 어때", "다음에 해보지 뭐"라고 자신에게 말합니다.
그렇게 자신을 스스로 합리화시키며 그 비상구로 빠져나옵니다.

내가 결심을 한 일이라면, 그건 분명 그 당시에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한 걸겁니다.
따라서 결심을 했다면 반드시 끝까지 해야합니다.
힘들고 지쳐서, 중도에 그만두고 싶다는 유혹이 밀려오면, 애슐리라는 한 어린 소녀를 떠올려보는 겁니다.

"이 목표를 내가 스스로 이루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맞닥뜨릴 다른 것들도 이룰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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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산다는 것이 어수룩한 삶은 아닌지, 지혜롭게 산다는 것이 이기적인 삶의 태도가 아닌지 항상 생각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