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공포때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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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호
http://blog.daum.net/sjh3471/2837309
토요일 저녁. 스피치 모임에 참가한 1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앉아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즉석 스피치’ 시간. 말 그대로 즉석에서 나온 주제를 가지고 스피치를 하게 된다. 각자 종이쪽지를 하나씩 받아서 주제를 쓰고 안 보이게 접은 다음에 한 바구니에 담는다. 그리고 한명씩, 앞에 나와서 쪽지 하나를 뽑고 주제를 본 다음 바로 그 주제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된다. 발표시간은 1분.
가장 먼저 K씨가 나와서 자신 있게 주제를 뽑는다. 자신있게 나오기는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뽑은 주제는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주제들! 이번에 뽑은 주제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순간 K씨는 생각해본다. “내가 잘하는게 뭐지??” 하지만 바로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당황하게 되고 결국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몇 시간처럼 느껴지는 몇 초가 지난 후에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어쩔 수 없이 말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잘하는 거라고 하니깐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는데요.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가끔 농구를 하기는 하는데, 뭐 특별히 잘한다고는 할 수 없고. 그것 말고는 또. 제 전공이 컴퓨터 쪽이라서 그냥 일반적인 컴퓨터 다루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구요. 아! 그리고...“ ‘삐빅 삐빅!’
1분이 다 됐음을 알리는 타이머가 울린다. K씨는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 들어오고 앉아있던 청중들의 표정도 만족스러운 표정이 아닌 것 같다.
흔히들 말하기를, 말을 잘하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책, 신문, 잡지 등 되도록 많은 정보를 흡수해서 머릿속에 보관하고 있어야 그와 관련된 주제가 나왔을 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많이 알기만 한다고 말을 잘할 수 있다면 열심히 책만 읽으면 되지 않겠는가?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도 어차피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주로 말하는 사람은 발표자이고 청중의 숫자가 많다는 것, 그리고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것뿐이다. 어차피 다 같은 커뮤니케이션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은 내 생각을 말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듣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럼 주변에서 흔히들 말하는 ‘말빨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런 사람들이 하는 말을 보고 있자면 말하는 내용의 방향이 뚜렷하다. 그리고 태도가 분명하다. 말의 내용이 맞고 틀리고는 나중의 문제이다. 말이 두루뭉술하지 않고, 자기주관이 분명하여 신뢰감을 주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자신의 태도를 파악하자
우리가 스피치를 준비함에 있어서 어떤 경우이든 스피치의 주제가 있기 마련이다. 발표자는 그 주제에 맞춰서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앞에 나와 발표를 하다가 중간에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경우를 경험한다. 할 말이 잠깐 생각이 안 난 정도이면 다행이지만 순간 당황한 나머지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고,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그리고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그냥 문밖으로 뛰쳐나가고픈 충동을 느낀다.
위의 사례처럼 ‘즉석 스피치’는 스피치 훈련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경우에 속한다. 일반적인 스피치의 경우에는 미리 내용을 준비해서 연습을 많이 하면 나아질 수 있지만, 즉석에서 나온 주제를 가지고 말을 하려면 준비보다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즉석 스피치와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즉흥적으로 말을 해야 할 기회가 종종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발표 경험이 많으면 그러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말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상황을 더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는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보다 ‘토론’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토론은 ‘찬반토론’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토론에 앞서 내가 어느 쪽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찬성 쪽인것 같기도 하고, 반대 쪽인것 같기도 하다. 이쪽 말을 들으면 맞는 것 같고, 저쪽 말을 들어도 맞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토론을 해도 논리적이고 명확한 주장이 나오기 어렵다.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가?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태도, 즉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이 분명하지 않으면 주장이 불분명해지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말의 핵심을 잃게 된다. 이것은 일대일대화, 대중 앞에서의 스피치, 토론 등 모든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중이 많아서 긴장되기 때문에?
말주변이 없어서?
지식이 부족해서?
경험이 없어서?
그보다는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표출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내 머릿속에 정리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단지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해서 말을 잘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가져보자.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평소에 내가 접하는 환경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해보자. TV, 신문, 책, 잡지, 주변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주제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져보자. 그리고 그에 대한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습관을 가져본다면, 알게 모르게 나만의 태도와 가치관이 점차 정리되어 간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된다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의 스피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스피치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최재혁 대학생 칼럼니스트 / providefor@hanmail.net
가장 먼저 K씨가 나와서 자신 있게 주제를 뽑는다. 자신있게 나오기는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내가 뽑은 주제는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주제들! 이번에 뽑은 주제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순간 K씨는 생각해본다. “내가 잘하는게 뭐지??” 하지만 바로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당황하게 되고 결국 긴장감으로 이어진다. 몇 시간처럼 느껴지는 몇 초가 지난 후에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어쩔 수 없이 말하기 시작한다.
“갑자기 잘하는 거라고 하니깐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는데요.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가끔 농구를 하기는 하는데, 뭐 특별히 잘한다고는 할 수 없고. 그것 말고는 또. 제 전공이 컴퓨터 쪽이라서 그냥 일반적인 컴퓨터 다루는 것 정도는 할 수 있구요. 아! 그리고...“ ‘삐빅 삐빅!’
1분이 다 됐음을 알리는 타이머가 울린다. K씨는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자리에 들어오고 앉아있던 청중들의 표정도 만족스러운 표정이 아닌 것 같다.
흔히들 말하기를, 말을 잘하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책, 신문, 잡지 등 되도록 많은 정보를 흡수해서 머릿속에 보관하고 있어야 그와 관련된 주제가 나왔을 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많이 알기만 한다고 말을 잘할 수 있다면 열심히 책만 읽으면 되지 않겠는가?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도 어차피 사람과 사람사이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주로 말하는 사람은 발표자이고 청중의 숫자가 많다는 것, 그리고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것뿐이다. 어차피 다 같은 커뮤니케이션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은 내 생각을 말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듣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럼 주변에서 흔히들 말하는 ‘말빨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런 사람들이 하는 말을 보고 있자면 말하는 내용의 방향이 뚜렷하다. 그리고 태도가 분명하다. 말의 내용이 맞고 틀리고는 나중의 문제이다. 말이 두루뭉술하지 않고, 자기주관이 분명하여 신뢰감을 주는 경우가 비교적 많다.
자신의 태도를 파악하자
우리가 스피치를 준비함에 있어서 어떤 경우이든 스피치의 주제가 있기 마련이다. 발표자는 그 주제에 맞춰서 무엇을 말할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앞에 나와 발표를 하다가 중간에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 경우를 경험한다. 할 말이 잠깐 생각이 안 난 정도이면 다행이지만 순간 당황한 나머지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고,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그리고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그냥 문밖으로 뛰쳐나가고픈 충동을 느낀다.
위의 사례처럼 ‘즉석 스피치’는 스피치 훈련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경우에 속한다. 일반적인 스피치의 경우에는 미리 내용을 준비해서 연습을 많이 하면 나아질 수 있지만, 즉석에서 나온 주제를 가지고 말을 하려면 준비보다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즉석 스피치와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즉흥적으로 말을 해야 할 기회가 종종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발표 경험이 많으면 그러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말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상황을 더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는 대중 앞에서 스피치를 하는 것보다 ‘토론’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일반적인 토론은 ‘찬반토론’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토론에 앞서 내가 어느 쪽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찬성 쪽인것 같기도 하고, 반대 쪽인것 같기도 하다. 이쪽 말을 들으면 맞는 것 같고, 저쪽 말을 들어도 맞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토론을 해도 논리적이고 명확한 주장이 나오기 어렵다.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왜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가? 단정적으로 말하자면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태도, 즉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이 분명하지 않으면 주장이 불분명해지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말의 핵심을 잃게 된다. 이것은 일대일대화, 대중 앞에서의 스피치, 토론 등 모든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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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대중 앞에서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중이 많아서 긴장되기 때문에?
말주변이 없어서?
지식이 부족해서?
경험이 없어서?
그보다는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표출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말을 한다는 것은 내 머릿속에 정리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단지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해서 말을 잘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가져보자.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평소에 내가 접하는 환경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해보자. TV, 신문, 책, 잡지, 주변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주제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져보자. 그리고 그에 대한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습관을 가져본다면, 알게 모르게 나만의 태도와 가치관이 점차 정리되어 간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리가 된다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의 스피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분명하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면서 스피치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최재혁 대학생 칼럼니스트 / providefo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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