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와 맞서지 말라,그는 반드시 복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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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뛰어나면 승진은 따논 당상?’ ‘직장에 언론의 자유는 있다?’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은 이메일로 전달한다?’ ‘직장 사람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 ‘내가 옳다면 회사는 상사보다 내 편을 들어줄 것이다?’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므로 충분히 즐기고 온다?’…. 이중 하나 이상의 항목에 ‘예(Yes)’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지금 ‘위험한 상태’다.
미국의 기업 컨설턴트이자 인사 분야 베테랑인 신시아 샤피로(Shapiro)의 충고. 샤피로는 국내 출간 3주 만에 7만 부가 팔려나간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서돌)의 저자다. 그런데 샤피로의 지침은 미국 기업문화에서만 통용되는 건 아닐까? 21세기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났는데, 386들이 기득권자가 된 세상인데, 기업의 ‘잣대’도 바뀐 건 아닐까? 그래서 10년 이상 국내 기업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해온 베테랑들에게 물었다. 각론은 달랐지만, 모두가 동의한 사실은 있었다. “회사엔 당신을 지켜보는 수천 개의 눈이 있고, 이에 대비한 서바이벌 전략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것!”
◆능력과 실적이 전부 아니다…α(알파)를 찾아내라
샤피로는 우선 “고용주의 눈으로 자신을 평가하라”고 강조한다. 국내 인사 베테랑들도 이에 기꺼이 동의한다. CJ그룹에서 15년간 인사 관련 업무를 해온 이종기 부장은 “능력과 역량이 기본 베이스이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다른 관점’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다른 관점’이란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과 충성심. 구시대적 발상처럼 들리지만 “회사의 비전, 중장기적 전략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높은 직원을 특별 대우하는 경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 군데 기업에서 14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해온 강정원 풀무원 인사팀장은 “우리 기업 문화는 능력 외에 상사·동료와의 원만한 관계, 회사 방침에 대한 우호적 태도 등 공통의 가치를 중시한다”면서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회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다니는 직원은 ‘그 친구 성과는 어떠냐’는 질문이 상부에서 내려오고 바로 조회에 들어간다. 대안 없는 비판은 삼가라”고 귀띔했다.
◆‘블랙리스트’를 두려워 말고 ‘핵심인재 리스트’를 노려라
직원을 관리하는 비밀지침과 블랙리스트는 존재할까?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인사 철학에서 비롯된 ‘비공개 지침’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왓슨 와이어트의 최현아 컨설턴트는 “한국처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기업문화에서는 경영주의 평소 철학과 인재를 평가하는 주관적 안목이 중시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기업일수록 사소한 인터랙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술 마신 뒤의 행동, 스트레스 표출 방법, 심지어 밥을 함께 먹을 때의 태도가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인사 실무자들은 “블랙리스트는 없다”면서도 “연봉제로 인한 조직원 평가 기록이 매년 누적되면 블랙리스트는 자연히 노출되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단, 블랙리스트 대신 핵심인재 리스트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는 강정원 팀장은 “어떤 일이든 기꺼이 일을 떠맡을 자세, 회사의 문제를 마치 내 문제인 양 달려드는 태도가 핵심인재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진짜 MVP가 되고 싶다면 상사를 돋보이게 하라
‘예스 맨’이 되란 뜻은 아니다. 강 팀장은 “상사가 시키는 일에 일단 ‘예’라고 답하되 시간이 지나 협의점을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샤피로의 표현을 빌자면 “권력자들은 순종하지 않는 자에게 냉정하다. 회사의 눈에는 당신 상사의 눈에 비친 당신이 전부”다.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공을 상사에게 돌려 조직에서 상사를 돋보이게 하는 전략을 즐긴다는 것. 최현아 컨설턴트 역시 “상사의 마음에 드는 것은 필요하다. 무조건은 아니더라도 잘 지내라”고 충고한다. 일한 만큼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경영주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고 느낀다면 상사와의 관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단 자신을 낮추고 상사의 조언을 구하라. 진심을 담아 터놓고 이야기하라. 승진에서 누락되었다고 상사에게 공식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서도 안된다. 승진을 요구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므로!
◆비용청구서, 이메일, 그리고 당신의 외모
인사 베테랑들은 “비용 청구서는 회사가 당신의 충성도를 재는 비밀척도”라는 샤피로의 주장에 대부분 동의했다. 이미 법인카드나 비용 청구서에 대한 기업의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으며, 지침을 어겼을 경우 별도의 징계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게 현실. 따라서 “개인적 한계 범위를 조금이라도 넘길 경우, 그것이 업무상 인정된다 할지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며, 경영진에게 자신이 회사 돈을 최대한 아껴서 쓰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샤피로는 또 회사 이메일에는 비밀스러운 내용을 적지 말라고 경고한다. 개인 이메일을 회사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 국내 실무자들은 “회사가 이메일까지 체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회사 이메일은 공적인 업무 내용으로 용도를 국한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외모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데에는 모든 전문가들이 일치했다. “그 사람의 이미지가 곧 회사의 이미지이니까요. 외모, 옷차림, 언어적 감각, 매너 모든 면에서 조직이 원하는 밸류에 적합한 사람을 선호하는 건 당연합니다.”
너무 강퍅하고 비굴한가? 물론 당신이 ‘영원히 떠나고 싶지 않은 회사’를 다니고 있을 경우에만 참조하라.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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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업 컨설턴트이자 인사 분야 베테랑인 신시아 샤피로(Shapiro)의 충고. 샤피로는 국내 출간 3주 만에 7만 부가 팔려나간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서돌)의 저자다. 그런데 샤피로의 지침은 미국 기업문화에서만 통용되는 건 아닐까? 21세기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났는데, 386들이 기득권자가 된 세상인데, 기업의 ‘잣대’도 바뀐 건 아닐까? 그래서 10년 이상 국내 기업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해온 베테랑들에게 물었다. 각론은 달랐지만, 모두가 동의한 사실은 있었다. “회사엔 당신을 지켜보는 수천 개의 눈이 있고, 이에 대비한 서바이벌 전략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것!”
◆능력과 실적이 전부 아니다…α(알파)를 찾아내라
샤피로는 우선 “고용주의 눈으로 자신을 평가하라”고 강조한다. 국내 인사 베테랑들도 이에 기꺼이 동의한다. CJ그룹에서 15년간 인사 관련 업무를 해온 이종기 부장은 “능력과 역량이 기본 베이스이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다른 관점’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다른 관점’이란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과 충성심. 구시대적 발상처럼 들리지만 “회사의 비전, 중장기적 전략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높은 직원을 특별 대우하는 경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 군데 기업에서 14년간 인사 업무를 담당해온 강정원 풀무원 인사팀장은 “우리 기업 문화는 능력 외에 상사·동료와의 원만한 관계, 회사 방침에 대한 우호적 태도 등 공통의 가치를 중시한다”면서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회사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다니는 직원은 ‘그 친구 성과는 어떠냐’는 질문이 상부에서 내려오고 바로 조회에 들어간다. 대안 없는 비판은 삼가라”고 귀띔했다.
◆‘블랙리스트’를 두려워 말고 ‘핵심인재 리스트’를 노려라
직원을 관리하는 비밀지침과 블랙리스트는 존재할까?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인사 철학에서 비롯된 ‘비공개 지침’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왓슨 와이어트의 최현아 컨설턴트는 “한국처럼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기업문화에서는 경영주의 평소 철학과 인재를 평가하는 주관적 안목이 중시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기업일수록 사소한 인터랙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술 마신 뒤의 행동, 스트레스 표출 방법, 심지어 밥을 함께 먹을 때의 태도가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인사 실무자들은 “블랙리스트는 없다”면서도 “연봉제로 인한 조직원 평가 기록이 매년 누적되면 블랙리스트는 자연히 노출되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단, 블랙리스트 대신 핵심인재 리스트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하는 강정원 팀장은 “어떤 일이든 기꺼이 일을 떠맡을 자세, 회사의 문제를 마치 내 문제인 양 달려드는 태도가 핵심인재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진짜 MVP가 되고 싶다면 상사를 돋보이게 하라
‘예스 맨’이 되란 뜻은 아니다. 강 팀장은 “상사가 시키는 일에 일단 ‘예’라고 답하되 시간이 지나 협의점을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샤피로의 표현을 빌자면 “권력자들은 순종하지 않는 자에게 냉정하다. 회사의 눈에는 당신 상사의 눈에 비친 당신이 전부”다.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공을 상사에게 돌려 조직에서 상사를 돋보이게 하는 전략을 즐긴다는 것. 최현아 컨설턴트 역시 “상사의 마음에 드는 것은 필요하다. 무조건은 아니더라도 잘 지내라”고 충고한다. 일한 만큼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경영주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고 느낀다면 상사와의 관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일단 자신을 낮추고 상사의 조언을 구하라. 진심을 담아 터놓고 이야기하라. 승진에서 누락되었다고 상사에게 공식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서도 안된다. 승진을 요구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지므로!
◆비용청구서, 이메일, 그리고 당신의 외모
인사 베테랑들은 “비용 청구서는 회사가 당신의 충성도를 재는 비밀척도”라는 샤피로의 주장에 대부분 동의했다. 이미 법인카드나 비용 청구서에 대한 기업의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있으며, 지침을 어겼을 경우 별도의 징계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게 현실. 따라서 “개인적 한계 범위를 조금이라도 넘길 경우, 그것이 업무상 인정된다 할지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며, 경영진에게 자신이 회사 돈을 최대한 아껴서 쓰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충고한다.
샤피로는 또 회사 이메일에는 비밀스러운 내용을 적지 말라고 경고한다. 개인 이메일을 회사가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직장인들이 많다는 것. 국내 실무자들은 “회사가 이메일까지 체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회사 이메일은 공적인 업무 내용으로 용도를 국한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외모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데에는 모든 전문가들이 일치했다. “그 사람의 이미지가 곧 회사의 이미지이니까요. 외모, 옷차림, 언어적 감각, 매너 모든 면에서 조직이 원하는 밸류에 적합한 사람을 선호하는 건 당연합니다.”
너무 강퍅하고 비굴한가? 물론 당신이 ‘영원히 떠나고 싶지 않은 회사’를 다니고 있을 경우에만 참조하라.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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